2009년 두 분 대통령의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늘은 장애인(차별 철폐 투쟁)의 날

오늘은 '장애인의 날'.
하지만 장애인 단체에서는 '장애인차별 철폐 투쟁의 날'이라고 부르는 날이다.

내가 출강하는 한 학교에는 유난히 장애인 학생들이 많다.
뇌성마비 증상을 앓는 사람에서부터, 하반신 마비, 시각 장애, 자폐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장애인들이 있다. 장애인 재활교육과 특수교육 분야를 특화시켜 발전하려는 학교 측의 의도와 학교의 재정적 측면을 고려한 광범위한 '특례입학' 덕분이기도 하다.

작금의 세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3대 차별들, 즉 '남녀차별', '인종차별', '장애인차별' 가운데, 누구나 지금은 아니지만, 언제라도 경험하게 될 지 예측할 수 없는 차별의 종류가 바로 '장애인 차별'이다. 그 가운데, 3대 차별이 모두 중복되는 '한국인 여성 장애인'의 억울하고 부당한 사례(오늘자 관련기사)는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지금의 (이 학교의) 시스템 상에서 장애인 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막막한 순간이 적지 않다. 보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들로 인해 겪는 불편함에 힘들기도 하다. 시각 장애인이 있어 영상 자료를 동원한 수업을 해도 되는지 막막하고, 시험 문제 답안을 작성하기 힘들어하는 학생들 때문에 문제 출제 때에도 두 세 배의 고민을 곁들여야 한다. 수업 중에 산만하기 이를 데 없으며, 간혹 교실 한복판을 가로질러 뛰어다니기도 하는 자폐 학생의 경우에는 더욱 난감하다. 이 학생들을 다른 학생들과 더불어 한 교실 안에 몰아넣고 수업을 하고, 또 받게 하는 이 시스템이 바람직한 것인지, 아닌지 잘 판단이 서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수업 내용 하나하나를 판서하면서도 상황과 내용을 '말'로 되풀이하여 설명하고, 1:多의 관계에서는 상대 학생이 '장애인'인 걸 짐짓 모르는 척 대하려는 수준 정도일 뿐이다. 그래도 여전히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장면에 어찌 해야할지 잘 모르겠는 순간이 많다. 이것은 내가 사고 판단에 있어서의 일종의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아무쪼록 오늘, 전국 각지에서 '차별 철폐를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을 장애인 여러분들이 '강력한 황사 바람' 속에서 건강한 몸과 마음을 다치지는 말았으면 하는 심정이다. 함께 투쟁의 대열에 서지 못하는 '잠재적 장애인'으로서의 비겁한 소망이다.

by 갈림 | 2005/04/20 15:50 | 日常 ::: 나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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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鎭眞의 정치적 글쓰기 at 2005/04/21 00:56

제목 : 선배, 사회는 어떻게 발전하나요?
사회는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는 것으로 발전하고, 인식은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는 것으로 변한단다. 420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집회에 다녀와서. [관련기사(오마이뉴스)] [관련기사(프로메테우스)] [‘장애인차별금지및구제등에관한법률안’ 입법화 관련기사] ps. 4시간 동안 마포대교 위에서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취재사진은 사정이 되면 스캔하여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more

Commented by 鎭眞 at 2005/04/21 00:44
처음뵙겠습니다...^_^;
오늘 420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집회에 다녀왔습니다.
마포대교를 약 4시간 동안 점거했는데, 중간에 많은 사람들이 연행되었습니다. 저는 무사히 집에 돌아와 블로깅이나 하고있지만, 차디찬 바닥에서 얼마나 많은 장애인 여러분이 떨고 계실지 생각하면 참 씁쓸하기 그지 없습니다.
비겁한 소망이라 하셨는데 마음이 함께하고 있으시다면 420은 충분히 의미있는 날이 되셨을거라 믿습니다.^^
Commented by 갈림 at 2005/04/21 12:37
鎭眞 / 반갑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하구요. 말씀 전해 들으니, 더욱 부끄럽군요. ㅡㅡ; 저도 트랙백 보내고, 링크 걸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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