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2월 04일
압생트(Absinte)
관련기사 : 고흐의 술, '압생트' 1세기만에 시판 재개(연합-한국경제) / (연합-중앙일보)
압생트는 쑥을 비롯한 몇가지 약재를 바탕으로 한 증류주로, 알콜 도수가 45도에서 68도에 이르는 독주(毒酒)로 알려져 있다. 강력한 환각 작용, 극단적인 무감각증, 근육 및 시력 약화 등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이 술은 옅은 녹색빛을 띠어 '녹색요정'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값은 싸면서 독하고 중독성마저 강한 이 술은 19세기 말~20세기 초반에 예술가들과 노동자들 사이에 무척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20세기 초,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제조가 금지되었다가 1980년대 이후, 다시 제조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번에 '시판이 재개'되었다는 뉴스는 압생트라는 술이 탄생한 '스위스'에서 1908년 제조 금지령이 내려진 이래, 거의 100년만에 제조 판매가 재개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압생트는 예술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어서 관련된 일화도 적지 않다. 영화 "토탈 이클립스"를 보면 베를렌과 랭보가 카페에 앉아 술을 마시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이들이 즐겨 마시던 술도 '압생트'다. 시인들 뿐만 아니라 화가들에게도 인기가 있어서, 압생트를 소재로 삼은 미술 작품들도 적지 않다.
압생트를 마시는 사람 / 마네 / 1859년
마네는 이 그림을 처음으로 살롱에 출품했었는데,
그만 낙선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고 한다.
다만 들라크루와는 이 그림에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이후에도 마네의 낙선 행진은 계속 이어지다가 그 유명한 "풀밭 위에서의 점심식사"(1863)가
낙선작들만 모아 전시한 전시회에서 부각되면서
비로소 화가로서의 빛을 보게 되었다.
압생트(혹은 카페에서) / 드가 / 1876년
그림 속 모델은 여인은 여배우였던 엘렌 앙드레와 조각가 마르슬렝 데부탱으로 알려져 있다.
장소는 몽마르뜨 언덕의 카페 '누벨 아뎬'이다.
의학적인 입장에서도 고흐의 발작과 광기가 압생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고흐의 작품 "밤의 카페"나 "해바라기"에서 볼 수 있는 황색 소용돌이 모양은 압생트를 즐겨 먹던 고흐가 그 부작용으로 '황시증(黃視症)'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관련글) 뿐만 아니라,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르기 전에 마신 술도 압생트였다고 알려져 있다.
밤의 카페 / 고흐 / 1888년
압생트가 있는 정물 / 고흐 / 1887년
고흐가 지냈던 파리 근교의 마을 '오베르 쉬와즈'에는 고흐가 압생트를 즐겨 마시던 카페를 개조한 '압생트 박물관'도 있다고 한다.
숙취 / 로트렉 / 1889년 (포그미술관)
바로 위 로트렉의 그림 속 압생트를 마시고 있는 주인공은 '쉬잔 발라동'이라고 하는 여성이다. 19세기 말, 그녀는 특히 로트렉과 르느와르의 작품 속 모델로 자주 등장한다. 루이 말 감독에 의해 사후(死後) 유명해진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에릭 사티는 6개월간의 쉬잔과의 동거 생활 후, 평생 그녀를 잊지못하고 사랑했다고 한다. 화가들이 원하면 누드모델이 되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그들과 사랑을 나누기도 했던 그녀는 가난한 세탁부의 사생아로 태어났다. 몽마르뜨 예술가들의 연인이었던 그녀가 없었더라면 어쩌면 후기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 자체가 참으로 쓸쓸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녀는 훗날 드가와 로트렉의 도움으로 스스로 화가가 되어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그녀의 사생아였다가 스페인 화가 위트를로에게 입양되었던 '모리스 위트를로'는 어머니의 삶이 배어있는 몽마르뜨 곳곳을 화폭에 담아 '몽마르뜨의 화가'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관련글)
압생트를 즐겨 했던 또 하나의 유명예술가는 바로 피카소다.
압생트글라스 / 피카소 / 1912년
3차원적 미술작품 '아상블라주'의 선구적 작품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영화 "토탈 이클립스"에도 나오지만, 압생트는 잔 위에 스푼이나 칼을 올려두고 그 위에 고형 뻬르노(압생트의 변종으로 프랑스의 앙리-루이 뻬르노라는 사람이 운영하던 주류회사에서 내놓은 술. 압생트가 금지되자 그 대용으로 쓰였다고 한다.)를 놓은 채, 물이나 술을 부어 마시거나, 혹은 물잔 속에 빠뜨려 마시기도 하는데, 그러면 색깔이 서서히 변하면서 독주로 변해간다. 피카소의 이 작품은 그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그냥 압생트 술잔 위에 올려놓은 각설탕일 수도. 어쨌든 피카소의 회화 작품 중에는 '뻬르노 술병'이라는 작품도 있다.
뻬르노 술병 Bottle of Pernod / 피카소 / 1912년
그러고 보면, 1960-61년에 걸쳐 피카소가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를 변형시킨 작품들을 그려낸 것은, 두 작가 사이의 '압생트'라는 공통 분모를 통해 교감이 이루어졌기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압생트는 예술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어서 관련된 일화도 적지 않다. 영화 "토탈 이클립스"를 보면 베를렌과 랭보가 카페에 앉아 술을 마시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이들이 즐겨 마시던 술도 '압생트'다. 시인들 뿐만 아니라 화가들에게도 인기가 있어서, 압생트를 소재로 삼은 미술 작품들도 적지 않다.

마네는 이 그림을 처음으로 살롱에 출품했었는데,
그만 낙선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고 한다.
다만 들라크루와는 이 그림에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이후에도 마네의 낙선 행진은 계속 이어지다가 그 유명한 "풀밭 위에서의 점심식사"(1863)가
낙선작들만 모아 전시한 전시회에서 부각되면서
비로소 화가로서의 빛을 보게 되었다.

그림 속 모델은 여인은 여배우였던 엘렌 앙드레와 조각가 마르슬렝 데부탱으로 알려져 있다.
장소는 몽마르뜨 언덕의 카페 '누벨 아뎬'이다.
의학적인 입장에서도 고흐의 발작과 광기가 압생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고흐의 작품 "밤의 카페"나 "해바라기"에서 볼 수 있는 황색 소용돌이 모양은 압생트를 즐겨 먹던 고흐가 그 부작용으로 '황시증(黃視症)'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관련글) 뿐만 아니라,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르기 전에 마신 술도 압생트였다고 알려져 있다.


고흐가 지냈던 파리 근교의 마을 '오베르 쉬와즈'에는 고흐가 압생트를 즐겨 마시던 카페를 개조한 '압생트 박물관'도 있다고 한다.

바로 위 로트렉의 그림 속 압생트를 마시고 있는 주인공은 '쉬잔 발라동'이라고 하는 여성이다. 19세기 말, 그녀는 특히 로트렉과 르느와르의 작품 속 모델로 자주 등장한다. 루이 말 감독에 의해 사후(死後) 유명해진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에릭 사티는 6개월간의 쉬잔과의 동거 생활 후, 평생 그녀를 잊지못하고 사랑했다고 한다. 화가들이 원하면 누드모델이 되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그들과 사랑을 나누기도 했던 그녀는 가난한 세탁부의 사생아로 태어났다. 몽마르뜨 예술가들의 연인이었던 그녀가 없었더라면 어쩌면 후기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 자체가 참으로 쓸쓸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녀는 훗날 드가와 로트렉의 도움으로 스스로 화가가 되어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그녀의 사생아였다가 스페인 화가 위트를로에게 입양되었던 '모리스 위트를로'는 어머니의 삶이 배어있는 몽마르뜨 곳곳을 화폭에 담아 '몽마르뜨의 화가'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관련글)
압생트를 즐겨 했던 또 하나의 유명예술가는 바로 피카소다.

3차원적 미술작품 '아상블라주'의 선구적 작품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영화 "토탈 이클립스"에도 나오지만, 압생트는 잔 위에 스푼이나 칼을 올려두고 그 위에 고형 뻬르노(압생트의 변종으로 프랑스의 앙리-루이 뻬르노라는 사람이 운영하던 주류회사에서 내놓은 술. 압생트가 금지되자 그 대용으로 쓰였다고 한다.)를 놓은 채, 물이나 술을 부어 마시거나, 혹은 물잔 속에 빠뜨려 마시기도 하는데, 그러면 색깔이 서서히 변하면서 독주로 변해간다. 피카소의 이 작품은 그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그냥 압생트 술잔 위에 올려놓은 각설탕일 수도. 어쨌든 피카소의 회화 작품 중에는 '뻬르노 술병'이라는 작품도 있다.

그러고 보면, 1960-61년에 걸쳐 피카소가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를 변형시킨 작품들을 그려낸 것은, 두 작가 사이의 '압생트'라는 공통 분모를 통해 교감이 이루어졌기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 by | 2005/02/04 13:24 | 酒食 ::: 디오니소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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