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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천성산과 지율 스님
경남 양산에 있는 천성산.
ⓒ www.cheonsung.com


알다시피 현재 KTX, 그러니까 고속철도의 서울-부산 구간 가운데 동대구-부산 구간은 기존 선로를 이용하는 '비고속' 철도로 운행중이다. 동대구-부산 구간의 고속철도 건설 사업이 추진중에 있는데, '천성산'은 바로 그 구간이 관통하게 되는 위치에 놓여 있는 산이다.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금곡리에서 경남 양산시 동면 개곡리를 잇게 되는 '원효터널' 구간은 바로 '천성산'을 관통하게 설계되어 있다. 그 터널 공사가 이루어지면 천성산의 생태계는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불교계를 중심으로 한 종교단체와 환경단체에서는 '천성산'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특히 '천성산'이 보기 드문 '고산습지지형'으로 '도룡뇽'의 집단 서식처임이 알려지면서, 그 생태를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은 더욱 힘을 받았다. 결국 불교/환경관련단체에서는 양서류인 '도룡뇽'과 '도룡뇽 친구들'이 소송인이 되어 "천성산 원효터널 공사착공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는 '전대미문'의 법정 소송을 벌이기 시작했다. 현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일 당시 천성산을 보존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천성산 소송을 주도한 이들은 그 공약에 큰 희망을 걸었었다.

그러나, 지금의 사태는 너무나 참담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후 자신의 공약을 철회하였고, '원효터널' 구간에서는 2004년 3월경부터 '벌목 작업' 등 공사가 재개되었다. '천성산' 지키기를 주도하였던 지율 스님은 바로, 오늘로 91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얼마전 개인자격으로 찾아온 대통령의 오랜 친구 문재인 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스님은 단식 해제 조건으로 ▲토목공사는 진행하되 발파공사를 3개월 보류할 것과 ▲터널공사가 천성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3개월간 공동 조사할 것 등 두가지를 제시하였다. 하지만, 기존 입장에 비해 매우 완화된 이 조건에도 '정부'측이 성의를 보이지 않자, 스님은 현재 거처조차 알리지 않고 잠적한 상태다. 사실 그녀의 단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수년간에 걸쳐 몇차례 거듭하여 반복되고 있는 탓에 지금의 사태가 심히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 측의 무성의한 태도, 아니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는 아직도 계속되는 "개발주의의 망령"에 대하여 온갖 욕설을 퍼붓고 싶지만, '사오정' 정부쪽이 아니라 스님을 먼저 설득하여서라도 스님의 '무사'를 무엇보다 먼저 기원하고 싶은 심정이다.


천성의 품을 떠나며 / 지율

중중 무애한 화엄의 세계를 설하신
부처님 부처님

한마음 일어남으로 세계가 일어나고
한 중생의 울음소리에
법계가 무너진다 하였습니다

이제 이 땅에
뭇 생명의 신음소리 그치지 않으니

이 무상한 육신을 버려
천성의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기꺼이 저자거리에 나가
몸과 목숨을 버리겠습니다
버리겠습니다

(글 : 지율 스님 / 작곡 : 윤민석 / 노래 : 김영)


제발 위 노래처럼 극단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그리고 자연의 생태를 거스르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by 갈림 | 2005/01/25 03:37 | 談話 ::: 기고/생각들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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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eme19 at 2005/01/26 16:34
아.. 정말 이런 생각해선 안되지만,, 정말 잘못되면 어쩌지요..
휴... 우리나라 정말 많이많이 멀었습니다..
Commented by 갈림 at 2005/01/27 17:50
reme19/ 환경론자들의 주장 역시 100% 신뢰하지는 않습니다만, 경제논리로 환경 문제를 억누르는 것이나 꽉 막힌 정책집행관료들을 보면 답답하기만 합니다. 무엇보다 스님의 건강이 정말 걱정되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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