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5/북경/왕부정


머리까지 달린 오리 한마리를 가지고 와서는
요리사가 난도질 중이다. 췐쮜더[全聚德]에서

왕푸징[王府井] 거리로 가기 위해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신동안시장 인근에서 내려 왕푸징 거리를 찾는 것까지는 성공했는데,
역시 놓친 부분이 있었다.

신동안시장은 '시장'이 아니라, 왕푸징의 대표적 상가였으며,
그 지하에는 청대거리를 재현해놓은 곳이 있으며,
스타벅스 커피점마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신동안시장을 슬쩍 지나쳐, 배고픔을 달래줄 全聚德을 찾았다.
문앞에 노란 오리 모형이 세워져 그 유사품과는 차별된다는,
북경오리구이 카오야의 대표적 체인점이다.
북경시내에 여러 곳이 있다는데, 우리가 찾은 곳은 왕푸징점이었다.

오리구이 반마리와 곁음식 몇개를, 그리고 맥주 한병을 주문하고 기다리니까
요리사가 오리 한마리를 통째로 가져와서 눈앞에서 반토막을 냈다.
그리고는 껍질 부위부터 살살 도려내는 것이었다.

배가 고픈 탓이었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으로 발라낸 첫 접시의 고기 몇점이 가장 맛있었다.
명불허전이다.

오른쪽 아래 고기 네 점 정도 올려진 게 바로 그 첫 접시다.
보기엔 이래보여도 맛있다.


오리구이는 따뜻할 때 빨리 먹어야 한다.
식고 나면 처음의 그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어쨌든 첫 만찬을 든든히 한 후, 왕푸징 거리를 돌아다녔다.
백화점도 구경해보고, 서점도 들러보았다.
재래시장 골목도 다녀보고
(이상한 종류의 두부라는 데 정말 역한 냄새가 나는 것도 있었다.-.-;;)
대로변의 꼬치 거리도 지나쳐봤다.
꼬치거리의 호객꾼들은 용케도 한국인임을 알아보고
맛있어요, 양고기 있어요,를 연발한다.
하지만 내 눈엔 해마꼬치, 디따 큰 번데기 꼬치, 지네꼬치만 눈에 들어온다.
아쉽지만 입맛이 동할 수가 없었다.

느끼함을 좀 달래주기 위해 스타벅스를 찾았건만,
바로 앞에 있는 신동안시장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 우리는,
맥도날드 커피로 아쉬움을 달래고 지오다노에서 옷을 한벌씩 샀다.
싸다는 느낌에 질러버린 것이지만,
이때 잠바 하나를 사지 않았다면, 다음날 추운 날씨에 고생깨나 했을 것이다.

by 갈림 | 2004/05/04 12:58 | 中國旅遊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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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혜림 at 2004/05/04 15:16
조류 공포증이 있는 나로선, 오리구이 같은 건 사실 땡기지 않았지만 그래도 막 잘라낸 고기는 참 맛있었다.
하지만 절반으로 쪼개진 그것이 대가리라는 것을 알았을 때 사실은 토할 뻔했다. 너 밥맛 떨어질까 봐 열심히 참았다.
네 눈에는 안 보였다지만 난 대가리의 단면에서 주둥이부터 목구멍까지 이어지는 관이며 눈이 있었을 자리며 이런 것들이 샅샅이 눈에 들어오더라.
사람이라는 게 바보스럽게도 좋아하는 것도 자세히 보게 되지만 싫어하는 것 또한 유난히 자세히 들여다본다.
조류는 정말 싫다.
Commented by 갈림 at 2004/05/04 17:58
니가 그걸 "대가리"라는 걸 알려주었을 때, 나두 충격을 받았지만 태연한 척 젓가락질을 계속 하고 있었단다. 흠~~
Commented by 혜림 at 2004/05/04 18:21
넌 그 대가리를 젓가락으로 뒤적거리기까지 했다!
뭐 뜯어먹을 거 없나 하구!
Commented by 갈림 at 2004/05/04 19:05
그 정체를 모르고 내가 그러고 있었으니까, 그 후로는 태연한 척 할 수밖에 더 있냐.... 암튼 정말 자세히 보고, 자세히 기억하고 있구나.
Commented by 얼음과자 at 2004/05/04 23:35
북경오리고기! 그 맛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2001년 여름에 북경항공항천대에서 한달 어학연수를 했었는데요.. 아직도 모든 것들이 생생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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