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827] 루체른

여행 8일차입니다. 이 오래 묵은 여행기, 질질 끌고도 있네요.
잘츠부르크에서 탄 야간 열차입니다. 여권을 승무원에게 맡겨놓으니까 국경통과시에 깨우지도 않더군요.
잘츠부르크에서 탄 야간 열차는 취리히까지 옵니다. 취리히역에서 루체른까지는 1시간 정도 거리. 열차를 갈아타고 루체른으로 들어갑니다. 사진은 취리히-루체른간에서 탄 최신식의 2층 열차입니다.
드디어 루체른. 12년전에 유럽에 갔을 때 제일 기억에 남는 도시 가운데 하나여서, 신혼여행때도 다시 찾고 싶어졌습니다. 무엇보다 푸른 초원과 산을 거닐며 하이킹하는 신혼여행은 제 로망이었달까요. 근데, 보다시피 루체른에 도착하니 날씨가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구름이 잔뜩 끼고 바람 불고, 비까지 내렸으니까요. 게다가 야간 열차를 타고 온 탓에, 몸 컨디션도 엉망이었지요. 역시 스무살때 같지는 않더군요. 그래도 루체른 역에 도착해서 역 안에 있는 평범한 베이커리에서 빵과 커피로 배를 따뜻하게 해준 뒤 루체른 관광에 바로 나섰습니다. 호텔 체크인이 가능한 시간까지는 아직 한참 시간이 남아있었으니까요. 근데 이 루체른역 베이커리가 대박이더군요. 거기서 먹은 크라상의 맛은 아직도 잊혀지질 않아요. 아아. 우리나라에서 유명하다는 빵집들, 호텔 베이커리 등등에서 먹어봐도 그 맛은 다시 찾을 수가 없어요.
루체른의 상징인 카펠교. 14세기에 세워진 목조다리라지요.

야간 열차를 타고온 뒤라, 둘다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만, 어쨌든 저곳은 카펠교 다리 안입니다. 근래 화재를 겪은 흔적이 있더군요.
맑은 날이었으면 더 아름다운 모습이었을텐데, 루체른의 날씨가 무척 아쉬웠습니다.
카펠교에서 바라 본 모습입니다. 우측에 보이는 Hotel Balaces가 저희가 묵은 호텔이었어요. 이번 여행에 묵은 유럽의 호텔 가운데 가장 비싼 곳이었지만, 위치도 좋았고 방도 넓었고 음식도 맛있었습니다.
이건 호텔 테라스에서 바라본 카펠교쪽 모습이에요.
비가 와서 그런지 꽤 물살이 빠르고 급한 곳도 있더군요.
비가 내리는데다가, 루체른에 도착한 날이 일요이었기에, 시내는 참 한적했습니다만 관광하기에는 그리 좋지 못한 상황이었죠. 그래도 비와 추위를 견뎌가면서 무제크 성벽쪽까지 찾아갔습니다.
무제크 성벽 위에서 내려다본 루체른 시내의 모습입니다. 날씨가 참!
루체른 시내에서 또 하나 유명한 관광지, '빈사의 사자상'입니다.
비오는 날, 빈사의 사자가 참으로 불쌍해보이는군요.
루체른 역에서 맞은 편에 바라보이는 곳에 위치한, 호프 성당입니다. 부조화스러워보이는 두개의 첨탑이 인상적입니다.
호프 성당 안뜰에 예쁘게 꾸며진 묘지입니다.
때마침 미사 시간이었는데, 비도 오고 피곤하기도 한 탓에 더 이상의 관광을 포기하고 미사를 지켜봤습니다. 파이프오르간 소리를 들어보려는 마음 때문이기도 했는데,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는 탓에, 결국 미사를 끝까지 지켜보지는 못했습니다.
일요일이라 개장한 상점도 많지 않았지만, 이런 고슴도치 모양의 초콜릿처럼 다양한 초콜릿들을 보면서, '이곳이 스위스구나'하는 느낌은 들더군요.
루체른 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리. 목을 물 속으로 집어넣고 먹이 사냥하는 모습은 너무 우스꽝스러웠습니다.
잠시 루체른 시내를 좀 더 헤매다니다가 간단히 점심을 먹고, 호텔에 들어가 체크인을 했습니다. 방에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좀 더 쉬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그래도 근성 있게 다시 관광에 나섰습니다. 사실 날씨 때문에 돌아다니기가 힘들 것 같아서, 애초에 스위스로 들어온 뒤에, 관광 열차를 타고 시간을 보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더 이상 열차를 타고 싶지는 않아서 루체른 시내 관광쪽을 택한 것이었는데요, 역시 너무 피곤하더군요. 결국 루체른 호수를 돌아다니는 유람선 가운데, 긴 코스의 유람선을 타고 구경도 하고 휴식도 취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오스트리아-스위스 패스 1등석을 끊어왔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유람선에 탄 사람은 꽤 있었는데, 대부분 2등칸에 타더군요. 유레일패스를 끊을 수 없는 유럽인들 입장에서는 너무나 비싼 1등칸은 텅텅 비다시피 했는데, 시설은 정말 좋더군요.
날씨는 안좋았지만, 창밖의 풍경은 넋을 잃게 할만큼 아름다웠어요.
저 높은 산꼭대기 능선쪽에도 건물들이 있네요.
낮은 구름이 내려앉은 풍경도 나름대로 환상적이더군요.
요트들이 정박된 모습을 보면, 부자나라라는 것이 실감나요. 하긴 워낙 넓은 호수를 끼고 있어서 요트가 최고의 교통수단이기도 하겠더라구요.
유람선은 필라투스 선착장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였습니다.
필라투스로 오르는 산악열차의 모습도 보이죠?
아찔한 높이에 곤돌라 와이어가 보입니다.
루체른 선착장으로 돌아오고 있는 중입니다.
저녁은 루체른 시내의 중국식당에 갔는데요, 생각보다 가격이 좀 비싼데다 양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피곤한 하루였던 탓에 이날은 조금 일찍 호텔로 돌아와 일찌감치 휴식을 취했습니다. 물론 맥주 한잔은 했지요.
마지막 사진에 있는 '암스테르담'이라는 맥주는 보다시피 11.6도짜리였는데요, 어후, 폭탄주를 캔에 담아 팔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이거에 비하면 카스 레드는 순한 맥주예요.

by 갈림 | 2007/11/25 23:43 | 歐羅巴蜜月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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