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824] 빈 2일차 - 上

빈에서 맞는 이틀째. 여행 5일차.
이날의 핵심은 빈의 미술관 투어. 빈에서 예술을 만끽하자는 날이지요. 이날 다리는 고생, 눈은 호강했습니다.
슈테판 성당 근처 숙소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 떨어진 카를 광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슈테판 성당 바로 앞에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는 엘리베이터가 있는데요, 이 엘리베이터는 문이 투명한데다 외부로 돌출되어 있어서, 지하로 내려갈 때면 지상의 풍경이 차츰 사라지고 지하공간이 나타나는 것이 초현실적인 느낌조차 들더군요. 특히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올 때에는, 땅 위의 모습이 차츰 드러나면서 슈테판 성당의 위용이 눈 앞에 짜잔~하고 펼쳐지게 된답니다.

아, 위의 사진은 카를 광장 앞 카를 성당이예요. 유명한 건축가 피셔 폰 에를라흐가 짓다가 그의 아들이 마무리 했다는 18세기 바로크 건축물이라는군요.
카를 광장은 19세기 말경에 만들어졌는데, 광장 한복판에는 '카를 광장 파빌리온(Karlsplatz Pavilion)'이라는 이름의 작은 건물 두 채가 쌍둥이처럼 마주보고 있어요. 19세기말, 당시 '세기말 건축' 경향을 보여준 오토 바그너의 작품이라던가요. 지금은 한쪽은 지하철역 입구, 한쪽은 카페로 이용하고 있다네요.
카를 광장 앞에서 벨베데레 궁전으로 이동했습니다. 걷기엔 조금 멀어서 몇 정거장 트램을 타주었습니다. 그런데 트램에서는 사진에서 봤던 벨베데레 궁전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아서 하마터면 정거장을 지나칠 뻔했어요.


벨베데레 궁전은 (위 사진과 같은) 넓은 정원을 사이에 두고 상궁과 하궁이 마주보고 있습니다.
상궁쪽에서 본 하궁의 모습이구요,
하궁쪽에서 올려다본 상궁의 모습입니다. 상궁, 하궁 모두 지금은 미술관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상궁은 '오스트리아 19-20세기 미술관'으로도 불리는데요,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쉴레, 오스카어 코코슈카의 작품들이 많습니다. 르느와르, 고흐, 고갱 작품들도 있고, 클림트의 '키스'나 '유디트'처럼 워낙 유명한 작품들도 있지만, 에곤 쉴레와 코코슈카의 작품들도 정말 인상적이더군요. 이날 하루 다닌 몇군데 미술관 가운데서도 여기가 단연 최고였어요.
미술관 내부나 작품 사진은 찍을 수 없었으니, 미술관 입구에 있던 조각상 기둥이라도 하나 올려 놓습니다.

벨베데레 하궁은 바로크 시대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는데, 작품의 시대도 다르긴 하지만 상궁에서 본 작품들에 비해 큰 감흥은 없더군요. 벨베데레 상궁, 하궁은 18세기경 지어진 바로크 양식의 건축으로, 황실의 여름 별궁으로 이용되었다고 하는군요.

벨베데레에서 다시 트램을 타고 이동하니 점심 무렵이었는데요, 카페 자허로 가서 자허토르테와 비엔나커피를 알현합니다.
오리지날 자허토르테입니다. 한때 한국에 꽤 많았던 '사커(SACHER)'란 커피 체인점도 바로 '자허(SACHER)'에서 유래된 이름이었다죠.
멜랑쉬.
아인슈페너.
실내공간과 실외테라스 경계 쯤에 앉았었는데, 그자리에서 찍은 바깥 풍경입니다. '빈 모짜르트 2006'이란 문구가 보일텐데요, 우리가 갔던 2006년은 바로 모짜르트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였죠. 이 이후 빈과 잘츠부르크에서 모짜르트는 수없이 많이 마주치게 되었답니다.

전날도 갔었던 호프부르크 신왕궁 앞입니다. 무슨 행사가 있는지, 방송 관련 차량으로 보이는 차들이 잔뜩 모여 있네요.
역시 전날은 그 앞 마리아 테레지아 동상 앞에서 사진만 찍었던 빈 미술사 박물관의 모습입니다.
이건 실내인데, 어두워서 흔들리고 요상하게 나왔네요. 올해 한국에서 '빈 미술사 박물관전'이란 특별전시회가 열렸었는데, 저흰 작년에 직접 이곳에서 보고 온 것이죠..(..라고 자랑해봅니다.) 여긴 꽤 넓은 데다가, 아침부터 미술관을 세군데째 구경하다보니, 다리가 꽤 아프더군요. 그래도 워낙 흥미진진하고 좋은 그림들이 많았습니다. 벨라스케스, 브뤼겔, 루벤스, 렘브란트 그림들을 두루 살펴봤답니다. 제가 12년전에도 아마 여길 구경했을텐데, 그땐 지금보다도 무식했으니 뭐 뵈는 게 있었을까요. 혹시 여기 가시게 되는 분들이 있다면, 합스부르크 왕가의 이야기와 함께 감상하면 그림이 훨씬 더 흥미롭게 보일 거예요.
빈 미술사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나니, 다리도 아프고 좋은 날씨에 실내만 돌아다니니까 지겨워져서 맞은 편의 '빈 자연사 박물관'은 패스했습니다. 그래도 레오폴트 미술관은 가볼 것을 그랬어요. 알베르티나도 그렇고. 에곤 쉴레의 더 많은 작품들을 놓친 것은 좀 아쉬웠죠. 하지만 빈에 처음 도착했을 때 본 포스터에서처럼 '에곤 쉴레 특별전'이 이때 벨베데레 상궁에서 열리고 있었으니, 아마 다른 곳에 흩어져있던 에곤 쉴레 작품을 벨베데레에 모아놓았던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어쨌든 이날의 다음 목적지는 쇤브룬 궁전이었습니다.

<참고>
* 웹에서 에곤 쉴레 작품 감상하기 ; 클릭
* 웹에서 클림프 작품 감상하기 ; 클릭

by 갈림 | 2007/10/27 01:14 | 歐羅巴蜜月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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