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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몇가지 나의 (정치적) 입장.

1.
예전에 포스팅 한 적이 있지만, 나는 '양심적 병역 거부' 혹은 '대체 복무제'의 인정보다는 근본적으로 '개병제'쪽으로 가야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엊그제 국방부에서 종교적 사상을 이유로 집총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징역' 대신 '대체 복무'를 허용하겠다는 발표를 한 것에 대해 찬성의 뜻을 밝힌다. 징병제를 근본에 둔 채 이루어지는 대체복무는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번 대체 복무제의 도입이 '징병'과 '집총', 그리고 '전투참여'의 방식을 벗어난 새로운 병역 의무 이행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하여, 이번 제도를 (조건부) 찬성하는 것이다. 일반병의 두배에 해당되는 복무기간, 그리고 결코 군대에 비해 쉽지 않을 내용의 봉사활동, 게다가 해당 시설에서 '내무생활(거주)'하는 방식이라면 이건 오히려 가혹하다 싶은 조건이다.
아무튼 노무현 정부는 임기말에 좋은 정책이든 나쁜 정책이든 (사실은 그게 중요하겠지만), 끝없이 무언가를 추진하고 있다.

2.
노무현 대통령은 역시 엊그제 30대 기업 회장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승자독식의 질서는 곤란하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강조하는 말을 했다고 한다. (관련기사) 그런데 미안하지만, '승자독식'의 질서는 최근 몇 년 간, 다시 말해 노대통령의 집권중에 더욱 뚜렷해졌다. 누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부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그렇게 사회가 흘러가는 동안 이 나라의 최고통치자는 노무현 대통령이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앞으로 그 질서를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줄 것은, 노대통령이 국민들에게 "그렇게 자신감이 없습니까?"라고 윽박지르며 추진한 '한미FTA'라는 점도 분명하다. (관련포스팅) 노대통령에게 "88만원세대"란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은 심정.

3.
올해 말 있을 대통령 선거. 손학규씨의 잠적으로 갈수록 아스트랄해지는 기분이다. 며칠전에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는 이인제 후보와 김민석 후보가 서로 상대방의 '탈당 경력'을 문제삼으며 공격하는 '이뭐병'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내가 지금껏 지지하려고 했던, 혹은 관심을 기울였던 후보는 심상정, 노회찬, 문국현 (한명 더 굳이 꼽자면 유시민..... 오늘 본 '캠프가 망했어요' 동영상은 한마디로 "ㅋㅋ!!") 정도였다. 이 후보군들 중, 남은 건 문국현 후보 하나다. (민노당 결선 투표 결과는 못내 아쉽다.) 문국현 후보도 끝까지 갈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그마저 낙마한다면 처음으로 내가 선거권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문국현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전에, 우연히 어느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듣고 상당한 호감을 느끼게 된 후보다. (인터뷰 전문 링크 참조) 이 인터뷰에서 문국현 후보는 "IMF 사태의 근원을 제공했던 대기업들은 그 이후 도리어 부자가 되었다.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산을 비롯한 외국산 제품을 쓰고, 세계 경쟁을 핑계로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국내 중소기업과 노동자들의 살길이 막막해졌다." 등의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땅에서 대중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의 입에서, 그것도 기업인이었던 사람의 입에서, '신자유주의의 폐해'라든가 'FTA의 폐해'라든가 하는 발언이 나온 것은 참으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또다른 인터뷰 내용 보기 1 / 2)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몇몇 군데에서 열심히 띄워보려고도 하지만, 아직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앞으로 어느 정도 세력화가 가능할지, 또 그의 비전과 철학이 과연 대중 정치에서도 구현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현재 남은 후보들 가운데에는 가장 호감을 갖고 있는 후보이며, 아마도 내가 지지하게 될 후보일 듯 싶다. (대선과 관련한 몇가지 할 얘기는 다음 기회에.)
by 갈림 | 2007/09/21 00:41 | 談話 ::: 기고/생각들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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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sct at 2007/09/21 10:19
학교다닐 때 손호철 교수가 그랬죠. "우리나라에서의 투표란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뽑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선거권 포기는 있어선 아니 된다, 라는 게 제 생각임다. 차악이라도 뽑아야죠...ㄷㄷㄷ
Commented by 고기 at 2007/09/21 13:07
심상정... 정말 기대해봤건만... 권아저씨는 왜 괜히 한 것도 없이 지겹나 몰러..
Commented by seal at 2007/09/21 13:19
아냐, 근데 이번 선거는 차악도 안 보여......orz
Commented by seal at 2007/09/21 13:19
생각해보면 최악은 있는데 말이지;;;;;;;;;
Commented by 갈림 at 2007/09/21 22:56
ssct, seal/ 아마도 선거권 포기하는 일을 없겠지. '차악'에 표를 던지는 게 아니라, '최악'이 아니라야 하니까 누군가를 찍어야 한다는 건, 정말 하기 싫은 일.

고기/ 상정 누님, 너무 아쉬워~~. 다음엔 꼭 나오시길!!!
(권아저씨보다 그 아저씨를 둘러싸고 있는 이들이 너무 싫어서...라고 말하는군요.)
Commented by 鎭眞 at 2007/09/27 19:55
오랫만에 뵙습니다. 갈림님 블로그 처음 본게 벌써 2년이 넘었네요.^^;; 저 기억하시나요?
Commented by 갈림 at 2007/09/27 22:40
진진/ 그럼요, 기억하죠 ^.^ 이제 곧 제대하시죠? 고생 많으셨네요, 남은 시간도 무사히 보내시길~~
Commented by 鎭眞 at 2007/09/30 00:36
후배들에게 글 하나 써주곤, 맥주를 한 껏 마셨습니다.

이제 두달쯤 남았네요. 괴로움은 다 가슴 속에 접어놓고 앞으로 수 많은 괴로움을 겪을 친구들을 위로하며 살고 있습니다.

88만원세대는 외박 복귀하며 챙겨 갈 생각입니다. 시사IN도 한 권 사두었고, 꽤나 풍성하게 한 가득 안고는 부대로 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요즈음은 문국현 후보를 지지하신다는 갈림님이 무척 이해됩니다.
Commented by 갈림 at 2007/09/30 20:31
진진/ 여러가지로 어려운 시간 보내고 계신 듯 하던데요, 남은 두달 무사히 잘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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