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니 시집

나는 '문자', '내셔널리즘', 그리고 '경건성'과 '엄숙성'에 사로잡힌 문학의 편협성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시'란 무엇인가, '소설'이 무엇인가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 없이 아무거나 문학이라고 들이대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쿠키뉴스가 원출처인 '네이버 뉴스'에 귀여니가 새로 펴낸 시집 "아프리카"와 관련한 기사가 실렸다.
그 기사를 보니 그 시집엔 이런 시들이 실려 있단다.

△명심해./하루만에 당신에게 반했다는 그 사람은/다음날 또 다른 사랑에 빠질수 있다는 걸.(제목 ‘명심해’)

△영원이란,/누구에게도 허락될수 없는/이 세상의 가장 큰 거짓말.(제목 ‘가장 큰 거짓말’)

△신발 끈 더 꽉 묶어./우리가 함께 할 코스는/백미터 단거리가 아니라/마라톤이야 이 멍청아.(제목 ‘코스’)


이름하여 '아포리즘 시'를 표방하였단다. 참으로 잘 둘러댔다.

그보다 이 기사에 달린 덧글들이 '쿠키닷컴'의 전설 못지 않다.

* 그건 시가 아니야 / 일기장 낙서지 / 그게 시면 개나 소나 다 시인이지. (제목 : 옛다 내 시다.)
  ↘ 1빠/축하 (제목 : 성지의 기원 탐색)

* 드/!/라/!/군/! (제목:놀이)

* 언제까지/그따위로/글쓸텐가/하하하하하하하...(제목:고려스님)

* 월척이다/낚였다 (제목:낚시)

* 살균세탁/하셨나요(제목:하우젠)

* 이천에 삼십/ 백에 오십 /풀 옵션 완비/ 지하철역 5분거리 (제목 : 원룸)

by 갈림 | 2005/12/30 01:08 | 推薦 ::: 스크랩/정보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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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르 at 2005/12/30 01:16
서점에서 <아프리카> 란 책이 눈에 띄는 포장에 모양새로 놓여 있길래, 어디서 기획상품으로 냈나보다 하고 무심코 지나쳤었죠.
그의 책이었군요. 그나저나 리플들은 원색적인 욕설보다 기발한 비유들이 가득한게 재미있네요.
Commented by 사막여우 at 2005/12/30 01:23
전에 보았던 H대 국문과(동생네) 한림별곡 패러디 과제물이 떠오르네요...

잭필드 면바지 삼종세트
철구네 꽃계장 매직블럭
무이자는 삼개월에 후불제도 함께라네
위 채널마다 홈쇼핑 경 긔 어떠하니잇고
많은경품 매진임박 쇼호스트 유혹하네
위 충동구매 후회하는 경 긔 어떠하니잇고
Commented by 갈림 at 2005/12/30 06:37
아르/ 저런 리플들은 참 '귀엽'죠. ^^;;

사막여우/ 원츄~!
Commented by youngjune at 2005/12/30 10:13
이 시집의 기획자도 얼마나 고민했을까? 이런 글들을 받아 들고... '아포리즘', 이렇게 또 편하게 사용될줄이야...
그나저나 기사의 덧글이 310페이지가 넘어가네... ㅡ,.ㅡ
Commented by 니야 at 2005/12/30 11:07
원룸이라는 시가(;;) 제 가슴을 찌르르하게 찌릅니다 하하하하하하하
Commented by seal at 2005/12/30 12:53
덧글들이 너무 기발해, 장난 아냐ㅠ_ㅠ 소식은 이전부터 들어왔지만, 정말 내는구나;;;
Commented by 아우라 at 2005/12/30 13:19
비웃자니/눈물 나고/울고자 하니/코방귀 나네/(제목:배꼽의 털)...^^
Commented by 갈림 at 2006/01/02 01:12
youngjune/ '아포리즘 시'를 표방한 시들이야 예전에도 있었던 것이지만, 글쎄 뭐 예전의 '아포리즘 시'나 귀여니 시(?)나 별볼일 없기는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기도 하네.

니야/ 저도 '원룸'이란 시(?)가 최고 압권이라고 생각되더라구요.
근데, 어디선가 저런 시를 본 듯한 기억도 있고요.

seal/ 중국에서 오프라인 출판 '책'으로만 80만부를 팔아치운 작가가 아니신가!

아우라/ 그저 씁쓸한 웃음이 날 뿐이지요. ^^;;

(그나저나 이오공감에 오른 채다인님의 포스트와 몇십분 차이로 비슷한 아이템의 포스트를 올린 셈이었군요. 표절은 아니어요. 어흑..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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