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아시아나 파업과 긴급조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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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조정권이 발동되어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은 일단 중단되었다.

알다시피 긴급조정권은 노동 3권을 '예외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는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이거나, 그 규모나 성질이 특별해 현저하게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을 때"(제76조1항)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지금까지 1969년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와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때 발동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전에는 사실 '파업' 자체가 모조리 불법 행위이거나 빨갱이들의 소행으로 취급받았으니, 실질적으로 '합법적 파업'을 '긴급조정권'을 동원하여 가로막은 경우는 아주 드문 경우였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던 적도 많았으니까.

우리 헌법은 제33조에 의해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이 권한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근로자(노동자)'는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로서, 노동력의 제공자와 대가의 지급인이 동일인이 아닌 자"로 규정되어 있다. 다만 예외 조항으로 '공무원'과 '법률이 정하는 방위산업체'의 경우에는 노동 3권을 일부 제한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긴급조정권의 헌법적 근거는 제37조 2항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부분이다.

그런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헌법 조항과 "현저하게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을 때"라는 긴급조정권 법률 조항은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가. '현저'하다는 기준은 뭘까. 항공 파업이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한 것은 뭘까.

아니, 그보다 '아시아나 항공' 사측은 파업 장기화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였을까?

언론의 호들갑 때문에 이미지 실추라는 문제가 남긴 하겠지만, 어차피 독과점의 항공 산업 특성상 앞으로 '아시아나' 타야될 사람이 다들 안타게 될 리는 없을텐데, 뭐. 파업 초반에 '어린이 견학팀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등의 홍보로 사측의 이미지 실추는 그다지 커보이지도 않는다.

게다가 파업 기간 동안 '결항'되었던 노선들은 대부분이 국내선 노선들. 그럭저럭 운행이 계속된 제주 노선을 제외하고는 어차피 '적자 노선'들이었고, 휴가철이었다는 점이 문제였긴 하지만 국제선 '흑자' 노선은 최대한 운항을 했으니, 큰 손실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매출액'이야 꽤 줄어들었을테고, 이제 며칠 뒤면 그동안 '얼마'의 손실이 있었다고 떠들어댈테지만, '순이익'은 과연 크게 줄었을까.

참고로 아시아나 항공의 '주가'는 파업 직후인 7월 18일 4550원이었는데, 휴가철이 정점이었던 8월 2일에는 5070원까지 올랐다가, 8월 5일(금)에는 4940원을 기록했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던 그 주 주말이 지나면서부터, 주가는 하락을 거듭, 8월 11일(오늘)에는 4730원으로 마무리 되었다. '외국인'들은 파업기간동안 아시아나 주식을 적극 매입하는 추세를 보였었다.

아시아나 사측이 노조측에 '손해배상' 운운하기만 해봐라!

[08.12. 오후 5시 추가]
오늘(12일) 오전 8시 경 이런 기사가 나왔더군요.
왠지 묘한 느낌이...

by 갈림 | 2005/08/12 00:00 | 談話 ::: 기고/생각들 | 트랙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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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판타스틱 청년백서 at 2005/08/12 00:19

제목 : 긴급조정권
헌법 제33조 1항.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해 자주적으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긴급조정권(emergency adjustment) 사업장 노조의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그 규모가 큰 것으로서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치거나 국민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는 경우 노동부 장관이 사태의 해결을 위해 취하는 조치를 말한다. 노동부 장관은 긴급조정을 결정할 때 중앙노동위원회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이를 결정할 경우 지체 없이 그 이유를 달아 공표하고 중앙노동위원회와 관계당사자에게 각각 통고......more

Commented by 鎭眞 at 2005/08/14 02:39
기사 보고 정말 뒤로 엎어졌습니다.
자본의 실력일까? 그런 생각이 밀려 오더군요.
Commented by codeinz at 2005/08/14 03:39
흠.
Commented by 갈림 at 2005/08/14 14:13
진진/ 제 생각(저만의 생각은 아니었겠지만)하고 너무 흡사한 내용의 기사를 보고 놀랐었습니다.
그것도 '머니투데이' 같은 곳에서 저런 기사가 나오다니..란 생각을 했죠.
사실은 뻔한 얘기겠지만요..
어쨌든 독자들 덧글 반응은 기자를 욕하는 분위기더군요. ㅡㅡ;

codeinz/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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