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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대학교를 입학하게 되었을 무렵, 그러니까 스무살 무렵, 내겐 몇가지 바라는 것이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갖고 싶은 것들 네가지, 그리고 하고 싶은 것 하나가 있었다.

하나는 혼자 지낼 수 있는 아담한 원룸 오피스텔.
두번째는 핸드폰 (그때만 해도, 평범한 사람들은 갖기 힘든 물건이었다.)
세번째는 가볍고 튼튼한 노트북 컴퓨터. (이때는 핸드폰에 노트북 연결해서 모바일 PC 통신하는 게 꿈이었다.)
네번째는 원하면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자동차.

그리고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은, 세상과 사회에 대해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통로를 얻는 것.
다시 말해서, 그 당시로서는, 유치하긴 하지만 '칼럼리스트'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앞서 말한 네가지 가운데, 첫번째만 빼고 나머지 세가지를 다 소유하게 되었다.
첫번째도, 공동으로 사용하긴 하지만 나만의 책상이 있는 연구실이 있고,
시한부긴 하지만 독립 생활을 하고 있으니, 원했던 것 이상으로 이룬 셈이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던 일도, 처음 나의 생각과는 다른 형태와 방향이긴 하지만, 어쨌든 비슷한 걸 하고 있다.

그런데, 그다지 만족스럽지도 행복하지도 않다.
내가 간사해서 그런 것인지, 애초에 내 소원 따위가 너무 유치한 것들이어서 그런 것인지,
세월이 흘러서 핸드폰은 거의 전국민이 갖게 되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지금 논문을 쓰긴 쓰는데, 집중도 잘 안되고 진도는 안 나가는데다, 질타까지 받아서 그런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괜히 마음이 외로워서 그런 것인지.

암튼 내일부턴 좀 더 힘내자는 자기 최면!
by 갈림 | 2005/08/03 23:37 | 日常 ::: 나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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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뽀스 at 2005/08/04 10:32
아~ 자동차.. ㅠㅠ
전 울 박사장(울 아부지)에게 완전 속았습니다.
고딩졸업후 대학 들어가면 뽑아주신다던 그 자동차.. ㅠㅠ
면허 취득후 대학 들어가서 박사장에게 그때의 약속을 말했더니..
헉...
무슨 청문회 버전으로 돌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뺌을 ㅠㅠ
흑~
Commented by at 2005/08/04 11:19
네..그렇습니다!! 이만큼 좋은 조건의 남자가 별로 없으니 관심 있으신 여성분들께서는 빨리 작업을 걸어주세요!!!
Commented by at 2005/08/04 11:21
(라는 말로 들린다)
Commented by 아우라 at 2005/08/04 11:48
시골에서 자란 저는 어릴적 꿈이 "양복입고 다니는 회사원"이었습니다. 근데 실제로 졸업후 회사원이 되보니 행복하지 않아서 오히려 불행해서 그만 그 옷을 벗어버렸네요...좀 비슷한 얘긴가 싶어서....^^

힘내십시요...!!
Commented by 고기 at 2005/08/04 14:55
1. 데뷔
2. 유학
3. 졸업논문 통과 -_-;;(입학때부터 이 장문의 글짓기가 걱정이었음)

아직까진 66퍼센트의 성공이로구나.
Commented by 갈림 at 2005/08/04 16:20
뽀스/ 자동차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경우는 비일비재하죠. ^^

류/ 자네가 내 무의식을 읽었단말인가!
Commented by 갈림 at 2005/08/04 16:22
아우라/ 아우라님도 좋은 영화 순산하시길 고대하겠습니다. 아자!

고기/ 아무리 생각해도 내 주변에, 대학교1학년때의 꿈을 가장 멋지게 이룬 건 '고기'양이라고 생각하오만...
Commented by at 2005/08/05 18:38
어쨌거나 형은 그래도 일관되게 살아가쟎아요
Commented by 갈림 at 2005/08/05 20:02
ㅁ/ 뭐가 일관된단 얘기지? ㅡㅡ;;
Commented by at 2005/08/08 11:53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 계속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 뭐 그런저죠
Commented by 갈림 at 2005/08/08 17:47
ㅁ/ 뭐, 이젠 퇴로도 막혔으니 그냥 가는 것일 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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