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5월 30일
냉면이야기
진정한 냉면 매니아들은 냉면은 겨울 음식이라고들 말하지만, 그래도 날씨가 더워질때 가장 입맛 당기는 음식이 바로 '냉면'임을 부인할 수는 없지요. 많이들 아시겠지만, 냉면에 대한 몇가지 정보를 정리해둡니다.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냉면은 주로 이북 지역에서 발달한 음식입니다. 그 중에서도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이 가장 대표적이지요. 흔히 '평양냉면=물냉면', '함흥냉면=비빔냉면'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정확한 상식은 아닙니다. 정통 평양냉면은 물냉면, 정통 함흥냉면은 회냉면이긴 합니다만, 두 냉면의 결정적 차이는 냉면 면발의 원료에서 납니다.
평양냉면은 추운 겨울날, 따뜻한 아랫목에서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동치미 국물에 국수를 말아먹던 전통에서 비롯된 음식입니다. 냉장고나 냉동장비가 없었을 시절을 생각한다면, 냉면은 '겨울 음식'이었음이 분명합니다. 조선시대 '평양의 3대 명물'로 대동강, 평양기생, 그리고 평양냉면을 꼽았다고 하니, '평양냉면'의 브랜드 가치는 꽤 오랜 역사를 갖고 있었나 봅니다. 평양냉면의 면은 메밀로 만듭니다. 면발이 굵고 거칠며 쉽게 끊깁니다. 가위로 굳이 자르지 않아도 먹기 힘들지 않습니다. 물냉면 육수는 과거에는 주로 동치미 국물을 이용했지만, 꿩 삶은 국물을 보다 최고로 쳐주었다고 합니다. 요즘은 대개 양지머리와 몇가지 재료를 삶아내어 육수를 만듭니다. 평양냉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밍밍한 육수와 힘없는 면발 탓에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고들 합니다. 저도 평양냉면의 맛이 처음엔 익숙치 않더군요. 그런데, 참으로 묘한 중독성이 있는게 바로 평양냉면입니다. 곁들여 나오는 시큼한 무김치와 함께 평양물냉면 한그릇을 먹고 나면, 집에 돌아와도 여운이 남는 음식이라고 할까요. 서울의 대표적인 평양냉면집으로는 마포의 '을밀대', 을지로의 '을지면옥' 등이 있습니다. 물론, 요즘 평양냉면집에는 '물냉면' 외에도 '비빔냉면', '회냉면' 등이 있습니다. 위 사진은 을밀대 물냉면의 모습입니다.
함흥냉면은 매콤새콤한 맛이 특색이지요. 남쪽 사람들 입맛에는 평양냉면의 맛이 좀 심심한 편이지만, 조금은 자극적인 함흥냉면은 금새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금은 '냉면'하면, 대개 함흥식 냉면을 먼저 떠올리곤 하지요. 함흥냉면의 기원은 분명치 않으나, 함경도 출신인 제 외가쪽 얘기를 들어보면 함경도 지방의 유명한 음식인 가자미 식해와도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가자미 식해의 양념이나 함흥식 회냉면의 비빔장이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하니까요. 함흥식 냉면 면발은 감자나 고구마 전분이 원료입니다. 가늘지만 질긴 것이 특징이지요. 감자로 만든 면이 좀 더 질기고, 고구마로 만든 면은 약간 단 맛이 나기 마련입니다. 함흥냉면의 면발은 정말 질기고 잘 끊기지 않았는데, 요즘은 그런 면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전분 100%를 손으로 직접 반죽하여 뽑아내지 않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비빔장은 고춧가루, 마늘, 배, 오이 등이 주원료라고 합니다. 요즘은 '설탕'이나 '참기름'을 사용하여 달콤한 맛을 강조한 경우가 많은데, 함흥냉면 매니아들은 이런 냉면을 혐오하는 편이지요. 회냉면의 경우에 곁들여지는 회는 주로 홍어회가 쓰이지만, 삭힌 간자미(새끼 가오리) 회를 쓰기도 합니다. 홍어회 특유의 매력이 있지만, 간자미회가 조금은 부드러운 편이라 먹기엔 편하게 느껴집니다. 매운 맛을 달래면서 먹게 되는 '뜨거운 육수'는 양지, 사골, 꼬리 등을 삶아내어 만듭니다. 서울의 대표적인 함흥냉면집으로는 오장동 '흥남집'이나 명동 '함흥면옥' 등이 있습니다. 물론, 함흥식 냉면집에도 '물냉면'이 있습니다. 위 사진은 명동 함흥면옥 회냉면의 모습입니다.
냉면에 대해 알아야 할 몇가지
평양냉면의 메밀, 함흥식 냉면의 매운맛은 공복 상태의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그걸 보호하기 위해 '삶은 계란 반쪽'은 먼저 먹는 게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취향은 자유지요. 물냉면의 경우 계란 노른자를 살짝 풀어서 먹는 게 맛있다는 사람도 있고, 매운 비빔냉면을 먹고 마지막 입가심으로 계란을 먹어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늘 냉면과 함께 따라다니는 것이 '겨자'와 '식초'지요. 겨자와 식초는 냉면 고유의 맛을 해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새콤매콤한 맛을 더욱 즐기기 위해서는 적당히 겨자와 식초를 곁들여 주는 것도 좋겠지요. 겨자는 냉면의 '찬 성질'을 보완해주는 기능이 있고, 식초는 가열된 음식이 아닌 냉면에 있을지 모르는 대장균을 죽이는 효과를 낳는다고 하니, 이것도 나름 '조상의 지혜'인 듯합니다.
'냉면 매니아'들은 냉면을 가위로 잘라 먹는 것을 싫어합니다. 가위로 냉면을 자를 경우 '면발'의 생명력이 사라진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앞니로 면을 끊어 먹는 게 진정한 냉면의 묘미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먹던 '오장동 함흥냉면'의 면발은 정말 질겼구요, 그때는 가위로 잘라주는 서비스도 없었습니다. 냉면 한그릇 먹으려면, 두어번은 목에 면이 걸려서 켁켁 거리곤 했지만, 그때의 냉면 맛이 제일 최고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회냉면에 얹어져 나오는 회는 양념장과 사리를 잘 비빈 후, 면과 함께 쌈을 싸먹는 기분으로 먹는 것이 제대로 된 맛을 느끼는 법이라고 합니다.
냉면은 칼로리가 그리 높지는 않은 음식이랍니다. 특히 메밀을 주원료로 동치미 국물에 말아 먹는 전통식 '평양물냉면'은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훌륭하다고 하네요. 국물과 함께 먹기 때문에 '배부른 느낌'을 주는 것도 유리한 점이라고 합니다. 칼로리는 물냉면<비빔냉면<칡냉면<회냉면 순으로 높다고 합니다. 평양냉면의 원료인 메밀은 칼로리는 낮고 모세혈관의 저항력을 높여주는 루틴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비빔냉면의 양념에 들어가는 고춧가루에는 풍부한 비타민이 함유되어 있답니다. 다만, 비빔냉면은 '염분'이 많은 편이라 순환계 계통의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고 합니다.
냉면의 변신
한국전쟁 당시 월남한 피난민들 가운데 냉면을 그리워하던 이들이 많았겠지요. 하지만 전쟁중인 남쪽에서 '메밀'을 구하기 힘들었기에, 대신 '밀가루'를 이용해 면을 만들어 먹기도 했답니다. 이것이 부산밀면 혹은 가야밀면의 유래라고 합니다.
남쪽의 전통적인 냉면은 진주냉면(일명 사천냉면)이 있습니다. 면의 재료는 메밀을 이용하는데, 계란지단과 김장 배추김치, 쇠고기 육전, 어전 등 고명이 푸짐한 것이 특징이랍니다. 돼지고기는 사용하지 않는답니다. 육수에는 해물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통영에 있는 '진주냉면'집 물냉면입니다.) 이밖에도, 평안도에서 월남한 할머니가 소갈비뼈로 육수를 만들고 메밀로 만든 면을 사용했다는 '풍기냉면', 고기 장국을 차갑게 하여 면을 말아 먹는 '장국 냉면' 등도 있습니다. 요즘은 칡냉면, 녹차냉면, 쑥냉면, 야콘냉면 등 특화된 재료로 만든 면발을 이용하는 냉면들이나, 열무김치 국물에 말아먹는 열무냉면과 같은 냉면이나 춘천막국수처럼 지역에 특화된 냉면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지요. 평양식 물냉면도 그렇지만, 칡냉면은 '해장'에 특히 좋다고 합니다.
※ 사진 출처 : 평양냉면(네이버 wallabees님 블로그) / 함흥냉면(ⓒ 오마이뉴스 김영주 기자) / 진주냉면(네이버 국왕님 블로그) * wallabees님과 국왕님의 허락을 득하였음.
※ 관련글 : 냉면집 정보 / 춘천막국수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냉면은 주로 이북 지역에서 발달한 음식입니다. 그 중에서도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이 가장 대표적이지요. 흔히 '평양냉면=물냉면', '함흥냉면=비빔냉면'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정확한 상식은 아닙니다. 정통 평양냉면은 물냉면, 정통 함흥냉면은 회냉면이긴 합니다만, 두 냉면의 결정적 차이는 냉면 면발의 원료에서 납니다.


냉면에 대해 알아야 할 몇가지
평양냉면의 메밀, 함흥식 냉면의 매운맛은 공복 상태의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그걸 보호하기 위해 '삶은 계란 반쪽'은 먼저 먹는 게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취향은 자유지요. 물냉면의 경우 계란 노른자를 살짝 풀어서 먹는 게 맛있다는 사람도 있고, 매운 비빔냉면을 먹고 마지막 입가심으로 계란을 먹어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늘 냉면과 함께 따라다니는 것이 '겨자'와 '식초'지요. 겨자와 식초는 냉면 고유의 맛을 해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새콤매콤한 맛을 더욱 즐기기 위해서는 적당히 겨자와 식초를 곁들여 주는 것도 좋겠지요. 겨자는 냉면의 '찬 성질'을 보완해주는 기능이 있고, 식초는 가열된 음식이 아닌 냉면에 있을지 모르는 대장균을 죽이는 효과를 낳는다고 하니, 이것도 나름 '조상의 지혜'인 듯합니다.
'냉면 매니아'들은 냉면을 가위로 잘라 먹는 것을 싫어합니다. 가위로 냉면을 자를 경우 '면발'의 생명력이 사라진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앞니로 면을 끊어 먹는 게 진정한 냉면의 묘미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먹던 '오장동 함흥냉면'의 면발은 정말 질겼구요, 그때는 가위로 잘라주는 서비스도 없었습니다. 냉면 한그릇 먹으려면, 두어번은 목에 면이 걸려서 켁켁 거리곤 했지만, 그때의 냉면 맛이 제일 최고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회냉면에 얹어져 나오는 회는 양념장과 사리를 잘 비빈 후, 면과 함께 쌈을 싸먹는 기분으로 먹는 것이 제대로 된 맛을 느끼는 법이라고 합니다.
냉면은 칼로리가 그리 높지는 않은 음식이랍니다. 특히 메밀을 주원료로 동치미 국물에 말아 먹는 전통식 '평양물냉면'은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훌륭하다고 하네요. 국물과 함께 먹기 때문에 '배부른 느낌'을 주는 것도 유리한 점이라고 합니다. 칼로리는 물냉면<비빔냉면<칡냉면<회냉면 순으로 높다고 합니다. 평양냉면의 원료인 메밀은 칼로리는 낮고 모세혈관의 저항력을 높여주는 루틴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비빔냉면의 양념에 들어가는 고춧가루에는 풍부한 비타민이 함유되어 있답니다. 다만, 비빔냉면은 '염분'이 많은 편이라 순환계 계통의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고 합니다.
냉면의 변신
한국전쟁 당시 월남한 피난민들 가운데 냉면을 그리워하던 이들이 많았겠지요. 하지만 전쟁중인 남쪽에서 '메밀'을 구하기 힘들었기에, 대신 '밀가루'를 이용해 면을 만들어 먹기도 했답니다. 이것이 부산밀면 혹은 가야밀면의 유래라고 합니다.

※ 사진 출처 : 평양냉면(네이버 wallabees님 블로그) / 함흥냉면(ⓒ 오마이뉴스 김영주 기자) / 진주냉면(네이버 국왕님 블로그) * wallabees님과 국왕님의 허락을 득하였음.
※ 관련글 : 냉면집 정보 / 춘천막국수
# by | 2005/05/30 02:46 | 酒食 ::: 디오니소스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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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스/ 헤헤.. 역시 죄송합니다. *^^*;
왠지 한대 때려주고 싶다는.... ㅡㅡ^
youngjune/ 안보는 사이 많이 과격해졌구먼.... (일단 도망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