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5월 13일
[단상] 국적포기자는 외국인으로!?
지난 4일 국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빠르면 이달 말쯤 공식으로 효력을 발휘하게 될 이 법안에 따르면 부모의 일시 체류로 해외에서 출생하여 외국 시민권을 얻게 된 남성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할 경우, 병역의 의무를 마치지 않으면 국적 이탈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여기서 일시 체류란 외교통상부에 이주신고를 내고 영주 목적으로 해외로 가지 않은 경우는 모두 포함된다. 즉 10년, 20년을 비자 연장하며 체류했더라도 '단기체류(일시체류)'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이중 국적자들이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현행법률은 만 18세 이전에 국적을 포기하면 병역 의무를 지지 않아도 되도록 되어 있었다. 또 일시체류가 아닌 경우로 이중국적을 보유한 자의 경우에는, 현행법률은 17세까지 국적을 부모에 의해 선택하게 했었는데 개정안은 18세가 되어 제1국민역에 편입된 이후에도 3개월 내에 국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요컨대 이번 개정안은 병역의무를 다 했을 경우나 불가피한 이중국적자의 경우에는 스스로 자유롭게 국적을 선택할 수 있되, 그렇지 않을 경우는 대한민국 국적 이탈을 불가능하게 만든 셈이다. 아울러 법무부측은 이 법의 시행과정에서 국적 포기자들이 다시 국적을 회복하는 것을 엄격하게 제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개정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하루에도 100명이 훨씬 넘는 사람이 국적 포기를 신청하는 등, 역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대해 이 개정안 입법을 주도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몇군데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런 반응은 이미 예상한 것"이라며 "국적 포기 심사에만 2개월은 소요되기 때문에 지금 국적 포기 신청을 해도 이미 늦었다"고 밝혔었다.
이어서 홍의원이 여야 성향과 무관하게 네티즌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된 발언이 나오게 된다. 바로 이 법안의 후속조치로 '재외동포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 밝힌 것이다. 홍준표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재외동포법' 개정을 통해, 원정출산으로 해외국적을 획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들을 '외국인으로 취급'하여 내국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권리를 박탈할 것이며, 국적 포기자가 '외국인'으로서 국내 대학에 특례입학할 수도 없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먼저 전제하고 들어간다. 우리의 현재 현실에서, 이번 법 개정안 취지에 나는 일단 동의한다. 더더군다나, 원정출산을 꾀하는 자들이나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국적을 이탈하는 자들을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여기서 '자'는 '놈 者'字입니다. 라고 손국장님의 부연을 차용)
다만 홍준표 의원의 이번 법안을 놓고 "의외다", "한나라당 답지 않다"는 말이 많은데, 사실 이번 법안은 '보수 우익'의 성향에 딱 들어 맞는 법안이라고 봐야 마땅할 것이다. '보수 우익'을 자처하는 자들이 군대를 기피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들이 좋아해야할 사회는 사실 스타쉽트루퍼스 속의 사회 아닌가?) '보수 우익'이 사실은 민족과 국가에도 별 관심 없는 '반공+친미(+친일)'에 다름 아닌 우리의 기형적인 이념 구도였기에 이상해보일 뿐, 이 법안은 철저한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의 산물일 뿐이라는 얘기다.
다시 근본으로 돌아가서 살펴보자. 대체 왜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등지고 떠나려 하는가. 혹은 국적을 포기하려 하는가. 물론 '병역'은 1차적인 고려대상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남성은 몇가지 심신과 환경의 예외적 상황을 제외하면 누구나(심지어 양심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군대를 가야 한다. 이번 법 개정안에 환호하기에 앞서, 그리고 '병역을 회피'하는 목적으로 국적을 이탈하는 이들을 비난(때로는 질투)하기에 앞서, "국민개병제"가 유일한 우리의 선택이어야만 하는가에 의문을 품을 필요도 있는 것이다. (관련포스트1, 관련포스트2) '군대'라는 폭력적 국가 조직을 거부하고 싶은 것은 '보수적인 기득권층'이나 '돈 많은 부자들'만이 아니라, '좌파' 혹은 '아나키스트'들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아니, 사실은 말만 '개병제'이지 요령이든 돈이든 뭐든 가진 사람들은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현실 속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군대를 회피하고 싶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또 국적 이탈을 꾀하는 자들이 '대한민국'을 등지고 얻으려는 국적은 '중국'도 '일본'도 '러시아'도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도 아님은 분명하다. 대부분은 '미국 국적', 그게 아니라면 '캐나다', '호주'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그건 왜?
바로, 이런 의문도 함께 제기되었으면 한다.
보다 중요한 부분은 "외국인은 차별해도 된다"는 끔찍한 발상이 홍의원의 법안에 환호하는 순간, 우리에게 무심코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은 차별해도 된다"는 발상이 끔찍한 이유가 뭐냐고? 히틀러를 잊었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국적포기자라고 하더라도 그가 한국의 영토 내에서 숨쉬고 있는 한, 한 인간을 우리가 법적으로 차별해야할 합당하고 마땅한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이미 우리 사회는 외국인들은 끔찍이도 차별하고 멸시하고 있는 '인종차별적'인 사회이고 충분히 '민족차별적'인 사회다. 다만, 그 외국인이 '돈' 있거나 '영어' 잘하는 '백색 피부의 사람'이라면 그 누구보다도 우대받는 사회이긴 하다.
홍준표 의원의 '재외동포법' 개정 법안에 대하여 한나라당은 당론으로 공식화하겠다는 입장이고, 열린우리당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며, 민주노동당 조차도 찬성이라는 기사를 보니, 아마잘 하면 6월 중에 이 개정안도 통과될 수 있을 듯 하다.
우경화 길로 치닫는 건, 대한해협 건너 섬나라만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국적법 개정안에 대한 좀 자세한 정보를 원하는 분은 다음을 참조 : [김중태문화원] [SBS취재파일]
p.s. 그나저나 바쁘다면서 써야할 원고는 어쩌고 이런 거 올리고 있는거냐.....
이 개정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하루에도 100명이 훨씬 넘는 사람이 국적 포기를 신청하는 등, 역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대해 이 개정안 입법을 주도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몇군데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런 반응은 이미 예상한 것"이라며 "국적 포기 심사에만 2개월은 소요되기 때문에 지금 국적 포기 신청을 해도 이미 늦었다"고 밝혔었다.
이어서 홍의원이 여야 성향과 무관하게 네티즌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된 발언이 나오게 된다. 바로 이 법안의 후속조치로 '재외동포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 밝힌 것이다. 홍준표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재외동포법' 개정을 통해, 원정출산으로 해외국적을 획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들을 '외국인으로 취급'하여 내국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권리를 박탈할 것이며, 국적 포기자가 '외국인'으로서 국내 대학에 특례입학할 수도 없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먼저 전제하고 들어간다. 우리의 현재 현실에서, 이번 법 개정안 취지에 나는 일단 동의한다. 더더군다나, 원정출산을 꾀하는 자들이나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국적을 이탈하는 자들을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여기서 '자'는 '놈 者'字입니다. 라고 손국장님의 부연을 차용)
다만 홍준표 의원의 이번 법안을 놓고 "의외다", "한나라당 답지 않다"는 말이 많은데, 사실 이번 법안은 '보수 우익'의 성향에 딱 들어 맞는 법안이라고 봐야 마땅할 것이다. '보수 우익'을 자처하는 자들이 군대를 기피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들이 좋아해야할 사회는 사실 스타쉽트루퍼스 속의 사회 아닌가?) '보수 우익'이 사실은 민족과 국가에도 별 관심 없는 '반공+친미(+친일)'에 다름 아닌 우리의 기형적인 이념 구도였기에 이상해보일 뿐, 이 법안은 철저한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의 산물일 뿐이라는 얘기다.
다시 근본으로 돌아가서 살펴보자. 대체 왜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등지고 떠나려 하는가. 혹은 국적을 포기하려 하는가. 물론 '병역'은 1차적인 고려대상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남성은 몇가지 심신과 환경의 예외적 상황을 제외하면 누구나(심지어 양심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군대를 가야 한다. 이번 법 개정안에 환호하기에 앞서, 그리고 '병역을 회피'하는 목적으로 국적을 이탈하는 이들을 비난(때로는 질투)하기에 앞서, "국민개병제"가 유일한 우리의 선택이어야만 하는가에 의문을 품을 필요도 있는 것이다. (관련포스트1, 관련포스트2) '군대'라는 폭력적 국가 조직을 거부하고 싶은 것은 '보수적인 기득권층'이나 '돈 많은 부자들'만이 아니라, '좌파' 혹은 '아나키스트'들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아니, 사실은 말만 '개병제'이지 요령이든 돈이든 뭐든 가진 사람들은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현실 속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군대를 회피하고 싶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또 국적 이탈을 꾀하는 자들이 '대한민국'을 등지고 얻으려는 국적은 '중국'도 '일본'도 '러시아'도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도 아님은 분명하다. 대부분은 '미국 국적', 그게 아니라면 '캐나다', '호주'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그건 왜?
바로, 이런 의문도 함께 제기되었으면 한다.
보다 중요한 부분은 "외국인은 차별해도 된다"는 끔찍한 발상이 홍의원의 법안에 환호하는 순간, 우리에게 무심코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은 차별해도 된다"는 발상이 끔찍한 이유가 뭐냐고? 히틀러를 잊었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국적포기자라고 하더라도 그가 한국의 영토 내에서 숨쉬고 있는 한, 한 인간을 우리가 법적으로 차별해야할 합당하고 마땅한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이미 우리 사회는 외국인들은 끔찍이도 차별하고 멸시하고 있는 '인종차별적'인 사회이고 충분히 '민족차별적'인 사회다. 다만, 그 외국인이 '돈' 있거나 '영어' 잘하는 '백색 피부의 사람'이라면 그 누구보다도 우대받는 사회이긴 하다.
홍준표 의원의 '재외동포법' 개정 법안에 대하여 한나라당은 당론으로 공식화하겠다는 입장이고, 열린우리당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며, 민주노동당 조차도 찬성이라는 기사를 보니, 아마
우경화 길로 치닫는 건, 대한해협 건너 섬나라만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국적법 개정안에 대한 좀 자세한 정보를 원하는 분은 다음을 참조 : [김중태문화원] [SBS취재파일]
p.s. 그나저나 바쁘다면서 써야할 원고는 어쩌고 이런 거 올리고 있는거냐.....
# by | 2005/05/13 22:34 | 談話 ::: 기고/생각들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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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국적, 합법/불법을 제쳐두고라도 그 아이들에게 교육을 베푸는 '성숙'을 가질 때가 아직 안 된 건가요?
늘꿈속/ 그러게나 말입니다. 그 아이들은 '태어나는게 불법인 셈'이라며 씁쓸해하던 이주노동자들의 인터뷰가 기억나네요.
우리나라도 해외 이주노동으로 국가경제가 버텨가던 게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닌데요. ㅡㅡ;